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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 역사상 가장 금기시 된 두 컨셉의 만남]
나몰라 패밀리가 '야동근'이라는 제목의 신곡으로 돌아왔다.
랩 잘하는 연기자의 활동명을 떠올릴 법도 한 '야동근' 즉 밤에 움직이는 근육이란 뜻이다.
시작부터 위험하다. 도발은 가사에서도 이어진다. 아마 역대 대한민국의 모든 가요를 통틀어서 일본어가 가장 많이 들어간 곡이 될 것이다. 더군다나 이 땅의 남성들이라면 스타크래프트의코맨드센터 안내양의 멘트만큼이나 성스러운 단어들로 채워져 있다.
‘야동’과 ‘일본’.한국 음악 시장에서는 영원히 금기시 될 두 단어가 전어 굽는 냄새가 나기도 전에 떡하니 붙어서 가요계 앞 마당에 나타났으니 개가수의 원조라고 불리는 이 세 남자가 이번 신곡을 통해 함께 하고픈 대상은 더욱 명확해진다.
축 쳐진 한국 남자여
탁탁 털고 벌떡 일어나
내일을 향해 쏴라
한국 남자들은 불쌍하다. 가만히 있어도 배고픈 나이에 군대를 가야 하고, 전역 후 혼자인 것도 억울한데 인터넷은 전세계에서 가장 빠르다 보니 사랑이라는 시를 쓰기도 전에 다양한 사정으로 공허함이 먼저 다가온다. 그런 이들을 위해서 나몰라패밀리는 좀 더 명확한 동기부여를 제공하고 익숙한(?) 일본어를 후렴구에 삽입해 공감을 불러 일으킨다.
[‘밤에 움직이는 근육’이라는 뜻의 ‘야동근’]
이번 싱글 YDG는 여자에게서 얻고자 하는 것을 득하지 못하고 귀가한 남자들의 파렴치한 작업시간을 통렬히 비판하고 그 대신 날 위한 위로의 시간에 스마트함을 더하고 실제 관계의 부질없음을 깨달으라는 성인군자의 메시지가 담겨져 있다.
요즘 웃찾사에서 김태환C란 프로에 열연 중인 나몰라패밀리는 자신들의 승천하는 재기와 발랄함, 유희와 해학을 김태환의 실제 내장하드의 방대한 데이터와 버무려 이번 트랙을 완성했다고 한다.
[다운 받은 영상처럼 공유하고 소장하고픈 뮤직비디오]
서울(?)과 오사카(?)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신곡 YDG의 뮤직비디오는 광고천재라 불리우며 TV와 뉴미디어계를 종단 횡단하는 정시웅 감독이 이끄는 모이스트플레이에서 제작을 맡았다. 일찍이 가요계 핵심 관계자들과 함께 기획한 'SF(Special Feature)'라는 콘텐츠를 만들어 국내 음악 플랫폼과 유튜브에 공개하면서 가수들의 전폭적인 지지와 큰 인기를 끌었던 그가 이번 곡의 데모버전을 듣고 서둘러 제작의사를 맴버들에게 먼저 전달했다고 한다. 자신만의 세련되고 유머러스한 편집 기법을 유감없이 발휘한 이번 M/V는 딱밤처럼 딱딱 맞아 떨어지는 리드미컬한 영상 플로우와 맴버들의 유쾌한 퍼포먼스가 도심 속 립씽크 장면과 어우러져 마치 한편의 광고처럼 흡수된다. 이렇게 세련되게 그려진 뮤직비디오에서도 도발은 이어진다.
실제 일본 AV 모델이 까메오로 등장해 익숙한 포즈를 취해서 심의를 더욱 어렵게 만드는가 하면 일부러 후보정해서 지울법한 일본어가 옵티머스프라임만한 사이즈로 화면을 뒤덮고 있다.
(극저예산의초고퀄리티란 표현은 감독에게 하품처럼 지루한 표현일수도 있기에 자제를 하며…)
[사이버독립투사여 봉기하라]
‘오그라든다’는 표현이 관용화 되면서 화자를 위축되게 하는 응축과 수축의 시대에 나몰라패밀리가 보여주는 팽창과 확장의 르네상스가 한국 음악시장에서 새로운 우주를 탄생하게 하는 역사적 전환점이 되길 바라본다. 더불어 이번 노래 가사처럼 YDG를 통해 나몰라패밀리의 팬층이 한층 더 두꺼워지기를 두고 보리.
글 :팝깔롱리스트 박준철PD